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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쯤 가보고 싶은 길
글쓴이 : 황실좌훈 날짜 : 2011-06-14 (화) 18:29 조회 : 2297
걸어볼수록 묘미가 있는 북촌 8경
북촌의 낮은 한옥기와지붕을 따라 골목골목을 거닐다 보면 지루한 줄을 모른다. 그 중에서도 북촌을 가장 잘 감상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북촌 8경'이라는 곳이다.

북촌 한옥마을에 푹 빠진 기자는 벌써 8번이나 북촌 8경을 걸어보고 있다. 북촌은 걸어볼수록 묘미가 느껴지는 도심 속의 골목길이다. 그러나 기자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어찌 그 한옥 속에 숨겨진 속 이야기를 다 알 수 있겠는가.

서울시는 주거지 북촌을 서울의 대표적 문화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북촌을 가장 잘 감상 할 수 있는 8곳의 지점을 지정해 '포토스폿'을 설치했다.

포토스폿 동판에는 북촌의 전통과 삶을 상징하는 문양인 기와와 장독대를 그려 각 요소 도로에 설치해 놓고 있다. 이 표지판은 사진을 찍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표지판을 놓치지 말고 북촌 도보여행길을 함께 떠나보자. 북촌 8경을 걸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도심 속 한옥마을의 아늑한 정취를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촌 1경 - 창덕궁 전경



북촌 도보여행은 대부분 지하철3호선인 안국역에서부터 시작된다.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현대사옥 좌측으로 난 계동길을 50미터쯤 따라가면 북촌문화센터가 나온다. 이곳에 들려 자세한 북촌 도보여행지도를 한 장 얻어들고,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북촌길을 따라가다 보면 돌담 너머로 창덕궁의 고풍스런 모습이 보인다.

▲ 북촌1경 창덕궁 전경 돌담과 어울린 창덕궁


▲ 북촌1경 창덕궁 전경 돌담너머로 보이는 창덕궁
바로 길 언덕 너머 창덕궁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첫 번째 '포토스폿'이 붙박이로 도로에 박혀 있다. 여기서 바라다보는 창덕궁은 북촌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다. 궁장 너머로 복원된 규장각과 구선원전이 먼저 보이고, 그 뒤로 고풍스런 인정전의 측면이 보인다. 어지러운 전기 줄만 없다면 더욱 멋진 풍경이 될 것이다. 전깃줄을 땅 속으로 묻을 수는 없을까?

북촌 2경 - 원서동 공방길


▲ 북촌 2경 원서동 공방길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가면 왕실을 돌보며 살아가던 궁중음식원등 공방풍경이 고즈넉이 이어진다.
창덕궁 돌담을 따라가면 좌측에 은덕문화원(원불교문화원)과 한국불교미술관이 나온다. 시간이 있으면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다.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은 불상, 불화, 공예를 비롯하여 도자, 민속품 등 총 6000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이곳에 전시된 조선시대의 불화 및 불상·조각·공예품은 예술성이 높아 당시의 불교미술 수준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고즈넉한 향기가 묻어 있는 원서동 돌담길은 언제 걸어도 향기가 나는 곳이다. 그러나 창덕궁 건너편 언덕에는 안타깝게도 한옥보존지구가 해지되면서 지어진 다세대 건물로 한옥골목이 많이 훼손된 상태이다. 최근 한옥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통공방 등의 형식으로 낡은 한옥이 고쳐지거나, 다세대 건물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한옥을 새로 짓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퍽 다행스런 현상이다.

돌담길 끝자락에 다다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이 41년간 기거했던 '고희동가옥'이 나온다. 고희동이 직접 설계하여 지은 것으로 이 집은 한때 철거 위기에 놓였으나, 현재는 서울시에서 매입을 하여 문화재로 등록을 해놓았다.

돌담길 끝 쪽 골목길에 다다르면 전통공방과 궁중음식연구원이 있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백홍범가가 있고 그 옆에는 한샘디자인연구실이 현대식건물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조시대에 왕실의 일을 돌보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 원서동 궁중음식연구원 길 '조선 왕조 궁중음식' 전수기관으로 조선왕조 마지막 주방 상궁 한휘순 상궁 이후 3대인 한복려 원장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 원서동 한샘디자인 연구소 원서동 언덕 막바지, 비원 담 밖에 있는 이 집은 한샘디자인 연구소로 현대식과 고전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북촌2경 포토스폿은 바로 궁중음식원의 마당 앞에 있다. 옛 전통공방의 골목이 시골스럽게 남아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막다른 곳에 빨래터를 만나게 된다. 궁 안의 신선원전과 닿아 있는 이곳은 궁궐에서 여인이 세수를 하거나 빨래를 할 때, 쌀겨나 조두 등을 사용해서 물이 뿌연 색을 띠었는데, 이물에 빨래를 하면 때가 잘 진다고 해서 빨래터가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돌담길을 따라 시냇물이 흘렀다고 하는데, 물길을 다시 내고, 빨래터도 복원을 한다면 창덕궁과 어울리는 멋진 관광명소가 되지 않을까? 고풍스런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맑은 시냇물이 흘러가는 경관은 상상만 해도 상쾌해진다.

북촌 3경 - 가회동 박물관길

창덕궁 돌담길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넘으면 중앙고등학교 정문이 나온다. 중앙고등학교는 1908년 인촌 김성수가 설립한 민족사학이다. 일제치하 당시 중앙고보 교사로 재직하던 송진우, 현상윤 등은 이 학교 숙직실에서 3·1운동을 위한 준비모임을 갖고 독립운동에 참여를 했다. 중앙고등학교는 1983년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자체만으로도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평일 날은 개방을 하지 않고 휴일에만 개방을 하므로 관람에 제약이 따른다. 중앙고등학교 앞에는 배용준, 최지우 등 배우들의 캐리커처와 사진들이 현란하게 걸려있다. 이곳에는 드라마 < 겨울연가 > 를 촬영한 교내장소를 방문하고자 하는 일본인들이 끊이지 않는다. 교문 앞 가계에는 일본의 중년여성들이 웅성거리며 배용준의 캐리커처, 브로마이드를 사고 있다. 아직도 드라마 겨울연가 효과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고등학교를 지나 좌측 샛길로 접어들면 가회동 11번지가 나온다. '가회(嘉會)'라는 말은 '기쁘고 즐거운 모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북촌 한옥마을 간짓대로 감을 따고 있다.

동네 이름처럼 작고 아담한 한옥들이 서로 이야기하듯 마주보고 있는 골목길은 즐거움과 소박한 정취가 가득한 곳이다.

한 할아버지가 돌담에 걸린 감을 따고 있다. 할아버지는 막대로 감을 따고 딸인 듯한 여인은 소쿠리로 떨어지는 감을 받아내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도심 속의 풍경은 옛 시골 정취를 듬뿍 느끼게 한다. 한옥마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경이다.

북촌3경 스폿은 한상자수박물관 바로 아래에 있다. 이 길은 가회동 11번지 한옥과 함께 소박한 전통이 살아 있는 그대로의 북촌 문화를 만날 수 있다.

가회박물관에서는 한국 고유의 부적과 민화 등 재난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그 아래 동림매듭박물관에서는 노리개, 허리띠, 주머니, 선추, 유소 등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오는 각종 장식용 매듭에서부터 실, 끈, 장신구 등 매듭의 진수를 관람할 수 있다.

북촌 4경 - 가회동 31번지 언덕





▲ 북촌 4경 가회동 11번지 언덕에서 바라보면 낮은 한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정하게 서 있다.


가회동 11번지에서 가회로를 건너 돈미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북촌한옥의 진수인 가회동 31번지와 만난다. 한옥이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이다. 지형과 주변상황에 맞춰 지어진 거리는 '+'형의 교차로보다는 삼거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골목은 마치 나뭇가지처럼 이리저리로 뻗어 나 있다.

커다란 회화나무가 서 있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돌아 축대 위에 올라서면 31 번지에 밀집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북촌 4경의 '포토스폿' 지점에 다다른다. 여기서 바라보는 한옥은 절경이다.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한옥마을 꼭대기 지점에는 초록색 박공지붕을 한 이준구 가옥이 한옥풍경에 이어 독특한 인상을 더해준다. 흠이라면 역시 어지러이 걸려 있는 전깃줄이다.

북촌 5경 - 가회동 골목길 내림


▲ 북촌 5경 가회동 31번지 내림길은 한옥이 정비가 가장 잘 된 곳이다.


다시 회나무가 있는 삼거리로 내려와 우측으로 돌아가면 북촌에서 한옥들이 가장 잘 보존된 가회동 31번지 대표적인 골목길과 만난다. 이곳은 항상 일본인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 북촌 5경 한옥 처마밑에 열려있는 남촌 열매가 한옥과 잘 어울린다.


▲ 북촌을 찾은 일본인들 북촌에는 일본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 지역은 서울시가 초기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북촌한옥 골목보존 정책을 폈던 곳으로 한옥의 경관과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주로 북촌을 방문한 기념촬영을 많이 한다. 오늘도 한 떼의 일본인들이 깃발을 들고 단체로 몰려와 사진을 찍고 있다.

북촌 6경 - 가회동 골목길 오름

북촌 6경 '포토스폿'은 5경 골목의 정점에 있는데, 이곳에서는 가까이는 정겨운 한옥이, 멀리는 현대적인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남산타워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풍경은 북촌의 백미다. 골목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무척 다정스럽게 보인다. 때마침 석양 노을이 삼거리 골목 갤러리에 환상적으로 비추인다.

북촌 7경 - 가회동 31번지




▲ 북촌 7경 가회동 31번지 대나무와 어우러진 조용한 골목이 한적하게 보인다.


북촌 6경 골목에서 왼쪽으로 돌아 조금 걸어가면 대나무들이 멋지게 어우러진 소박한 한옥 골목으로 접어든다. 빨간 열매가 열린 남촌과 작은 대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조용한 골목이다. 담장에는 빨간 감이 푸른 하늘을 수놓고 있다.

한 여인이 대문을 열고 나오더니 골목 건너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간다. "삐거덕" 하고 대문을 여닫는 소리가 골목의 정적을 깨고 들려온다. 옛날 우리네 삶이 저런 풍경이 아니었겠는가! 아파트 벽 하나 사이를 두고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도시의 삭막한 풍경과는 퍽 대조적이다.

북촌 8경 - 삼청동 돌계단길




▲ 북촌 화개길에서 바라본 인왕산 경복궁과 청와대 건너편에 보인는 인왕산은 겸재의 인왕제색도를 연상케 한다.


맹사성 집터를 지나 하늘물빛 공방을 돌아서 내려오면 이윽고 인왕산과 경복궁, 청와대를 조망할 수 있는 언덕에 다다른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걷다가 갑자기 시야가 확 터지는 곳에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펼쳐져 있다.




▲ 북촌 8경 돌계단길 암반에 통째로 만들어진 돌계단길


이곳에 서 있으면 겸재謙齋의 인왕제색仁王霽色이라는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겸재의 인왕제색도는 큰 비가 온 뒤에 맑은 인왕산의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인왕산이 경복궁 뒤로 실루엣처럼 보인다.

언덕에는 북촌에서 수집한 근대생활물건을 전시해 놓은 북촌생활사박물관이 있는데, 우리네 옛 물건들을 가정집 같은 전시관에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 박물관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돌로 만들어진 돌계단이 나온다.

겉으로 보기엔 별로 볼품이 없지만 하나의 암반을 통째로 조각을 해서 만들어 놓은 계단이다. 그러나 돌계단 옆에 죽은 나무를 심어 놓은 화분들이 눈에 거슬린다. 돌계단에 어울리지 않는 실망스런 풍경이다. 북촌 8경으로 지정을 해 놓았으면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한옥의 원형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유지되어야

로마시가 현대식 건물뿐이라면 누가 로마를 가겠는가? 로마는 모두가 허물어진 건물과 유적뿐이다. 유적들은 전쟁이나 어떤 인위적인 힘으로 허물어진 것이 아니다. 이유는 한가지뿐이다. 오래되어서 허물어진 것이다.

그들은 오래된 유적을 새로 뜯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원형 그대로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벽 돌 한 장, 1mm의 칠에 이르기까지 옛 모습 그대로 유지하려고 혼 힘을 쏟는다.

서울의 옛 모습은 어디에 있는가? 국보 1호인 남대문 하나도 제대로 보존을 하지 못하고 어처구니없게 불타 사라져버린 현실이 슬프기만 하다. 아무리 좋은 목재, 하이테크 기술로 남대문을 새로 짓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래된 고풍스런 남대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 북촌 한옥마을 북촌엔 겉으로 문이 잠겨진 빈집이 의외로 많다.


마지막 하나 남은 옛 주거지 북촌만이라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 북촌이 가치가 있는 것은 옛 주거지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고귀한 것이다. 그런데 북촌을 돌아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문 겉으로 열쇠가 걸린 집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지 빈집인지는 들어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열쇠가 밖으로 걸어진 집은 어쩐지 썰렁한 느낌이 든다. 또한 계단에 죽어 있는 화분을 방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로 개발하려면 옛 풍경과 골목이 살아있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서울시는 12월 2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종로구 가회동과 삼청동, 안국동 등 북촌 일대 112만8372.7㎡에 대한 '북촌 제1종 지구단위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주요 내용을 보면 북촌 내 한옥 건축을 유도하기 위해 한옥건축구역을 구분해 지정했으며 한옥이 아닌 건물을 짓더라도 경사형 지붕이나 전통 담장 등을 설치해 주변 경관과 어울리도록 했다.

특히 가회동 31ㆍ11로 대표되는 북촌 1구역은 한옥만 신축할 수 있게 하고, 북촌 2ㆍ3구역은 한옥이 아닌 건물 최고 높이를 각각 4m와 8m로 제한했다.

북촌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지원과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지만, 당국은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겉으로만 한옥처럼 번지르하게 해놓고 속은 현대식으로 꾸며 놓은 다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우리는 한옥을 지키려다가 실명이 된 '외국인 한옥 지킴이' 영국인 데이비드 킬번씨의 사례를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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