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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육부와 질병(1)

 

■ 한의학과 음양

음양의 기본철학을 바탕으로 신체의 질병치료와 예방, 진단등에 적용한 것이 바로 한의학이다.
병리적인 면에서 음양을 구별하는 예를 들어보면, 인체 내에 음이 넘치게 되면 음에 해당되는 몸 속이 차가워지고, 부족하면 체내에 미열이 발생한다. 반대로 양이 넘치면 양에 해당되는 몸의 겉으로 열이 나고, 부족하면 체외가 차가워진다.

이러한 논리에 의하면 다른 사람에 비해 손발이 항상 차가운 사람은 극도로 양이 부족한 까닭이며, 폐결핵 환자가 오후만 되면 조열(潮熱)이 생기는 것은 음이 극도로 부족한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사람에게는 식품 중에서도 신체의 양, 또는 음을 북돋우는 식품이 현재상태에서는 가장 필요하며, 그러한 약재들의 성분을 공급하여 신체의 음양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 한의학의 기본철학이다.

이처럼 어느 것의 과잉과 부족이라는 것에 의해 체내의 음양의 평형이 깨어지면 그에 따라 동적(動的)인 변화가 오는데, 서로가 상대의 존재에 의해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음양이므로, 계속해서 음이 부족하면 결국은 양도 부족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음양이 모두 부족하게 되어 음과 양의 능동적 상호관계가 유지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유기체인 생명체가 활동을 정지하여야 하는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음과 양이 늘 평형이 이루어지게 하는 방법, 이것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예방의학의 기본이며, 양생(養生)의 기본조건이 된다.

이상과 같은 음양이론은 비단 생리적인 면과 치료법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부, 병리, 진단 등 모든 한방의학에서 기초적인 이론에 속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한방에서 약을 처방 하는 예를 하나 들어보자. 같은 결과를 나타내는 질병에도 양증(陽症)을 나타내는 것과 음증(陰症)을 나타내는 것이 있고, 여기에 처방 되는 약에도 음약과 양약이 따로 있다.

설사를 하는 증세에도 양증 설사에는 음약(맛이 쓰고 성질이 찬 설사약)을 써야 하고, 음증설사에는 양약(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한 설사약)을 사용하여야 된다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뒤바뀌게 되면 설사는 치료가 가능할지는 몰라도 상당한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 서양의학에서는 위장이 아프면 위장에 약을 직접 투약하고, 설사라면 어떤 설사이든 투약하는 약이 단순한, 직접적인 치료를 하지만, 동양의학인 한의학은 신체의 평형을 맞추어 줌으로서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여 치료하는 간접적인 치료 의학이다.

■ 한의학과 오행

한의학에서의 오행이론(五行理論)은 이와 같은 자연철학의 개념이 좀더 확대되어 의학적인 실천개념과 결합된 것이다. 즉 물질의 속성(屬性)을 다섯 가지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나누고 이것의 상호관계와 그 생성변화를 설명하는 일종의 사상체계를 의학에 적용한 것이다. 음양이론은 음과 양이라고 하는 두개의 현상이 대립과 통일, 소장되는 것으로서 우주의 현상을 관찰하는 이론이고, 오행 이론은 다섯 가지의 연쇄적 상호관계로 우주의 유기적인 순환, 즉 우주의 움직임과 계절의 변화, 생물의 성쇠와 같은 만물의 변화를 통일적으로 설명하려는 이론이다.

오행의 오(五)는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가지 개념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서는 서로 지원하고, 협조, 촉진, 조장관계를 갖는 것이 있는데 이를 상생(相生)관계라고 부른다.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물은 나무를 키우므로 수생목(水生木)이요, 나무는 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목생화(木生火)이며, 불이 사그라지면 흙이 되는 것이므로 화생토(火生土)요, 흙 속에서 쇠(금)가 나오므로 토생금(土生金)이요, 금에서 물이 생성되므로 금생수(金生水)가 되는데 이를 소위 상생의 관계라고 한다.

반면에 서로간에 돕고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제약하고 저지하는 관계로 존재하는 것이 있으니 이를 상극(相克)관계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나무가 흙보다 강하므로 목극토(木克土)이고, 쇠가 나무보다 강하니까 금극목(金克木)이며, 물에 의해 불은 꺼지게 되니 수극화(水克火)이고, 불로서 쇠를 녹이니까 화극금(火克金)이며, 흙으로 물은 막혀버리니까 토극수(土克水)가 된다. 아래 그림은 이와 같은 관계를 알기 쉽게 도표로 나타낸 것으로 원을 그리는 화살표는 상생의 관계를 나타내며, 별 모양을 그리면서 직선으로 된 화살표는 상극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 오행과 신체의 기관

이상과 같은 오행의 상생과 상극의 개념을 확장하여 오장육부의 관계에 적용하는 지혜를 한의학에서는 일찍이 발휘하여 질병의 치료에 적용하여 왔다. 이와 같은 오행의 속성을 인체의 내장기관과 관련시켜 서로 돕고, 억제하여 일어나는 생리현상과 병리현상을 설명하는 예를 들어보자.
오장육부라는 용어에서, 장(臟)에 해당되는 기관은 인간의 생명이 잉태되어서 그 활동이 정지될 때까지 끊임없이 그 활동을 자동적으로 유지하는 장기를 이르며, 부(腑)에 해당되는 기관은 필요할 때만 그들의 활동이 있는 기관을 일컫는다.

오장을 오행의 속성으로 분별하면 간(肝臟)은 목, 비(脾臟과 胃)는 토, 폐(허파)는 금, 신(生殖器官과 膀胱)은 수, 심(心臟)은 화이다. 이런 까닭에 상생관계에서는 목생화(木生火)이므로, 목에 속하는 간의 활발한 활동은 화에 속하는 심장의 활동을 돕지만, 반면에 상극관계에서는 목극토(木克土)이므로 토에 속하는 비장의 활동, 즉 소화기관의 활동은 도리어 제약한다. 한편 간장의 제약을 받는 비장(토)은 토생금의 관계에서 금에 속하는 폐를 지원하며, 폐는 금극목이므로 간을 제약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신체내의 오장의 생리활동이 서로 도와 협조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억제하고 저지하는 것으로,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전 기관이 물고 물리는 식으로 서로 조장과 억제작용을 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 신체의 각 부분이 이와 같이 통일적으로 서로 관련되어 있는 것처럼, 인체와 자연환경과의 상응관계도 이와 비슷하다. 이를 보다 알기 쉽게 관찰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그 속성이나, 형태, 현상등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 오행의 각각에 속하도록 다섯으로 나누어 놓았다. 현대의 시각(視覺)으로 보면 약간은 무리가 따른 면도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합리적인 분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부터 우리들이 사용한 생활용어에 오장(五臟), 오관(五官), 오지(五志), 오색(五色), 오곡(五穀)등 다섯이란 숫자가 들어 있는 낱말이 많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분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장(五臟)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육부(六腑)

담(膽)

소장(小腸)

위(胃)

대장(大腸)

방광(膀胱)

오관(五官)

오체(五體)

근육

피부,털

오지(五志)

화냄

기쁨

근심

슬픔

무서움

오기(五氣)

바람

더위

습기

건조

추위

오색(五色)

파랑

빨강

노랑

흰색

검정

오미(五味)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

오성(五星)

호(呼)

말(言)

노래(歌)

곡(哭)

신음(呻吟)

분비물

눈물

콧물

[오행과 사물의 속성]

이 표를 보면 목(木)에 속하는 간은 담낭, 눈, 근육, 화내는 일, 바람, 푸른색, 신맛, 내쉬는 숨, 눈물과 같은 칸에 있으므로, 이들은 같은 속성을 지닌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을 알기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간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인 담즙은 담낭에서 보관되며, 만일 간이 좋지 않으면 목의 속성을 가진 눈이 충혈 되거나 노랗게 되든지 시력이 감퇴되기도 한다. 또 근육의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간의 기능이 나빠지면 화를 내기 쉽고, 간이 좋은 상태에 있다가도 너무 화를 자주 내면 혈당치가 높아지면서 간의 기능이 나빠진다. 같은 속성을 지닌 푸른 색깔을 가진 야채나 과일 및 곡식(껍질의 색깔)은 간을 보(補)해 주며, 맛 중에서도 신맛은 간을 보할 수 있다.

임신부가 임신 초기에 살구와 같은 신 것이 먹고 싶은 것은 태아의 발육으로 간기능이 허약해져 있으므로 본능적으로 신맛이 있는 음식을 먹어서 간의 기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신 것을 많이 먹으면 목극토이니까 토에 해당되는 비장(脾臟)의 기능이 저하된다. 또 간의 기능이 좋지 않으면 얼굴 색이 검거나 누렇게 될 수도 있고 눈물이 많아진다. 이 얼굴에 종종 청색을 띄게 되면 질병의 정도가 심한 징조이다. 사람들의 얼굴 색을 보고 그 사람의 건강, 나아가서는 내장의 건강정도를 짐작하는 것은 이와 같은 오행의 속성으로 판별하는 것이다.

  심장과 소장

옛날에는 심장은 우리들의 정신이 머무는 곳이라고 생각했고, 신(神)이 변하는 곳이라고 했으며, 따라서 일체의 정신적인 의식(意識)작용과 사유(思惟)작용도 심장의 기능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심장이 건강한 사람은 정신도 건전하며, 심장의 활동이 부진한 사람은 정신적인 활동도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심장의 활동이 정상이면, 노이로제의 걱정은 없다. 벅찬 감격을 맛볼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비통한 일을 당하면 가슴이 쓰라리며, 무서운 공포를 느낄 때는 가슴이 섬뜩하다 등의 모든 정서적 감정반응이 바로 심장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 심, 소장의 생리-신명과 혈맥의 주관자

심장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인간의 생명활동을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오행에서 심(心)이란 용어는 단순히 해부학적인 심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떻던 이 심장과 그 기능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생각되는 조직과 기관들은 모두 오행으로 보면 화(火)에 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장(小腸), 혀, 혈맥, 정신적인 사유(思惟)등이다. 인체에서 심장은 `간의 위, 폐의 아래에 12 - 15 cm 길이에, 폭이 약 9cm 가량이고 무게는 약 300 g 정도로서 수축했을 때는 자기의 주먹만한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심장은 신체의 각 부분에 동맥을 통해 깨끗한 피를 보내 주는 일과 정맥을 통해서 피를 받아 들이는 끊임없는 순환작용을 반복하고 있다. 심장의 박동운동에 의해 동맥으로 피를 내보내는 일과 정맥을 통해 흡수하는 일이야 말로 심장이 맡고 있는 유일한 임무인 것이다. 이와 같이 심장에 의한 끊임없는 피의 순환을 통하여 내부적인 조직의 활동과 외부적인 신체의 활동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전신의 구석구석에 있는 수십 조(兆)에 달하는 세포에 공급하며, 산소도 공급하여 체온을 유지시킨다. 이것은 우리 인체가 살아갈 수 있는 원천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이며, 아울러 대사(代謝)에 의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설 시키는 작용이기도 하다.

생리적으로도 심장의 운동과 소장의 운동은 비슷하다. 심장의 운동이 자동적으로 박동운동을 하는 것처럼, 소장의 진자(振子), 분절(分節), 연동(연동)운동도 거의 자동적으로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수행되는 것이다. 소장에서 영양분과 수분, 찌꺼기를 분리하여 각 장기로 보내는 것이나 심장이 영양분을 동맥혈을 통하여 온몸에 분배 시키고 정맥혈을 폐에 보내는 기능 등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여 그 속성이 같은 것으로 분류한 것이다.

심장과 소장은 부부 관계이면서 경락상 표리 관계에 있으며 오행의 분류로는 화(火)에 속하므로 붉은빛과 쓴맛은 심 소장을 도와주는 속성이며 혀와 맥이 심 소장의 주관 하에 있다. 심장과 소장이 허약한 사람은 비장과 위장을 뒷받침하는 힘이 약하고 간장과 담낭에 부담을 준다. 또한 신장과 방광의 기운이 너무 왕성한 사람은 심장과 소장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한다.
심장에 질병이 생기면 소장에도 그 영향이 미친다. 따라서 신경을 과도하게 쓰면 소장에서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게 되어 소변이 붉은색으로 나오게 되거나 쌀뜨물처럼 탁하게 된다. 또한 심장에 열이 있으면 혀가 붓거나 헐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 소장에 열이 전해져서 소변이 짧으면서 붉은 혈뇨가 나타난다.
주로 기쁨의 감정을 주재하고 있는 장기가 심장이지만 이 감정이 너무 지나쳐도 심장병의 원인이 되며 시기, 질투, 비난, 무시, 불평, 불만, 수다 또한 심장의 기능이 약해지므로 항상 적당한 감정의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


■ 심장의 역할-오장육부의 중심인 군주지관

혈액은 심장에서 박동에 의해 체내의 약 16만 km에 달하는 혈관을 따라 순환하고, 1분간에 60 - 70번 박동하면 하루에 평균 약 10만번, 인간의 평균수명 70 평생에 약 26억번의 엄청난 일을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으니 혈액의 총 순환길이를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숫자가 된다.

체표(體表)에 나타나는 맥박수로서 심장의 박동수를 짐작할 수 있듯이 심장의 기능은 바깥 피부에 나타나는 맥을 통해서 짐작할 수 있다. 심장과 혈맥이 충실하면 얼굴에 화색이 돌고 피부가 윤택해질 터이지만, 만일 심장과 혈맥이 허약하면 얼굴은 창백해지고 광택이 없어지고 검으스레한 색깔이나 푸른색을 띄게 된다.

또 심장에 이상이 있어 과열하면 얼굴이 더욱 붉어지면서 "심장에 이상이 있다"라는 신호를 외부로 내보내게 된다. 또 심장의 생리현상과 병리현상은 혀에 잘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혀가 붉게 보이면 보통 심열(心熱)이며, 혀가 담홍색이면 혈허(血虛)하여 심기(心氣)가 부족한 징조로 보면 된다. 그러므로 심장의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 미각(味覺)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심장기능이 정상적일 때는 신명이 각 장기에 도달함으로써 유기체가 전일체로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으나 이러한 심장기능이 장애가 될 때에는 신명이 각 장기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각 장기의 활동에 부조화가 발생하여 여러 가지 기능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렇게 심장이 오장 육부 중에서 가장 주요한 장기라는 뜻으로 예로부터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 소장의 역할-음식물을 분해하고 흡수

한편 소장(小腸)은 우리들이 작은 창자라고 부르는 장기로서 위(밥통)의 유문(幽門, 음식물의 출구)에서 오른쪽 아랫배에 있는 맹장(盲腸)까지 약 6.5 - 7.5m에 달하는 긴 파이프이다. 이것이 꼬불꼬불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소장을 다시 세분하면 십이지장(十二指腸), 공장(空腸)과 회장(回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장에서는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보다 소화가 잘 되도록 하며, 그곳에서 흡수한 영양분은 임파계통인 비장(脾臟)에 저장하고, 수분은 방광으로 보내며, 나머지 찌꺼기는 대장으로 보내는 기능을 수행한다. 소장은 영양분의 흡수 면적을 넓히기 위해서 주름이 많으며, 게다가 융단처럼 장융모 돌기가 많아 그곳에 있는 흡수세포를 통해 음식물을 분해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는데 이 작용에는 효소의 작용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 심 소장의 병적현상

▶심장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처음 접하는 일에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사소한 일에도 공포감에 사로잡히고 불면증이 생긴다. 혹은 의식이 혼미해지기도 하고 어깨와 팔꿈치가 아프고, 좌골 신경통이 생기고, 가슴이 등쪽으로 당기고, 가슴이 치밀고, 부정맥 대맥 심장판막증, 심근경색증 등등의 병이 발생한다.
▶심 소장이 지배하는 부분인 혀와 얼굴과 주관절과 상완과 견갑골에 병이 발생한다.
▶심장을 기혈의 순환과 관계하므로 그 순환의 좋고 나쁨이 얼굴에 나타난다. 이 기능이 약해지면 기와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얼굴색이 창백해지고 광택이 없다.
▶심장의 기능 상태는 혀에도 나타난다. 예컨데 혀가 적색을 나타내면 심장에 열이 있으며 기능이 이상 항진되었다는 증거고, 혀가 굳어져 발음이 불분명해 말이 아둔해지거나 맛을 모르는 것도 심장의 이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여름철의 더운 기운과 서로 통하므로 심장에 열이 있는 경우 여름철만 되면 심장병이 더욱 악화된다. 따라서 따뜻한 성질의 것과 지나치게 쓴맛, 매운맛을 지닌 음식이나 약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소장의 기능이 온전하지 못하면 소화되지 않은 대변이 나오고 소변량이 많거나 적고, 소변 색깔에도 그 영향이 나타난다.

▶심 소장에 이상이 있으면 아무때나 잘 웃고, 부끄러움이 지나치며, 어리광부리고, 분수가 없고, 버릇이 없고, 수줍어 하고, 놀라기 잘하며, 짝사랑하는 성격이 병적으로 나타난다.

   간장과 담낭

기능적인 면에서 한의학에서 보는 간과 서양 의학에서 보는 간의 기능은 다른 점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간이 생기를 낳는 곳일고 보아 다소 추상적으로간의 기능을 규정하고 있다. 또 감정과도 간을 연결시키고 있다. 반면 서양 의학에서는 간이 해독 작용을 담당하고, 쓸개즙 분비, 당의 대사 등에 관여하는 인체의 중심적인 장기로 본다. 물론 이처럼 다른 점도 있지만 유사한 부분도 많다. 예컨대 간이 피를 저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나, 간이 좋지 않으면 황달이 생긴다는 점에서는 동, 서양 의학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간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대사작용이 일어난다는 점에서도 표현은 다르지만, 간이 생기를 낳는다는 개념은 서양의학에서 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통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간장과 담낭의 생리-종합 화학공장

간은 횡경막 아래, 복강(腹腔)의 오른쪽 위에 존재하는 소화 장기로서, 담즙을 생산하며 이것을 담낭에 보관하였다가 십이지장으로 내려보내 소화를 촉진시키게 한다. 담즙은 직접 소화작용을 하는 효소는 아니지만, 지방이나 지용성(脂溶性) 비타민의 소화흡수와 같은 중요한 작용을 한다. 또한 간은 혈액의 저장소이며, 혈의 양과 혈당(血糖)을 결정하고 수많은 혈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에너지의 기본이 되는 각종 물질을 저축해 두는 장기이다. 이 간의 기능이 왕성할 때 비로소 우리 체내의 모든 장기의 활동이 제대로 보장된다.

간장의 특성은 나무가 뻗어나가는 특성과 같아 울체됨이 없게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간의 기능에 이상이 오면 기의 막힘이 생겨 울화병이 되기도 하고 특히 여자의 경우 생리 불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부장 제도 아래서 여성들이 받았던 심적 고통으로 인한 화병, 외국으로 유학 떠난 여학생의 생리가 수개월 나오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음주를 하지 않았는데도 간암이나 간경화로 고통 받고 있는 경우도 기의 흐름에 막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양의학과는 달리 한의학에서는 근육(筋肉)을 근과 육으로 나누어 생각하는데, 근의 활동은 간과 관련 지우고 근육 내에 포함된 영양소적 요소를 다룰 때는 육으로 분류하여 비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근육에 계속적인 자극을 주면(이것은 운동이나 노동, 일상적인 신체의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근육은 피로하게 된다. 이 때의 피로라고 하는 것은 간의 글리코겐과 함께 산소 등이 감소되고, 반면에 글리코겐이 분해되어 생성된 황산과 같은 산성물질과 대사 생성물인 노폐물들이 혈액에 용해되어서 일종의 근(筋)중독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근육의 피로는 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간장과 담낭은 부부 관계이며 경락상 표리 관계에 있으며 오행의 분류로는 목(木)에 속하므로 푸른빛과 신맛은 간담을 도와주는 속성이며 눈과 근육이 간담의 주관 하에 있다. 간장과 담낭이 허약한 사람은 심장과 소장을 뒷받침하는 힘이 약하고 신장과 방광에 부담을 준다. 또한 폐와 대장의 기운이 너무 왕성한 사람은 간장과 담낭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한다.
간담이 서늘하다는 말은 간과 담이 그만큼 밀접하기 때문에 생겼다. 질병이 생기면 간과 담 서로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 지므로 간의 기능이 좋아야만 이담 작용이 원활해진다. 간 기능의 이상 항진으로 인한 담즙의 과잉생산은 황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인간이 무슨 일을 꾀하거나 궁리하는 것, 판단력은 담기의 강약 뿐만 아니라 간의 기능과도 관계된다. 그러므로 간담이 서로 협력해야 용감해진다.

■ 간장의 역할-꾀많은 수비대 장군지관

간은 붉고 약간 검은 색의 쐐기모양을 하고 있으며, 우엽(右葉)과 좌엽(左葉)으로 구분되어 있고 그 무게는 평균 1,500g 정도이다. 사람이 몹시 화가 나면 정신적으로 격렬한 자극을 받으므로 간의 정상적 기능이 저해되고, 간의 기(氣)가 거꾸로 올라와 피를 저장하는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피를 토하는 경우도 생긴다.

간은 장관(腸管)에서 공급되는 아미노산에서 분해된 암모니아를 요소로 변환시키고, 그것을 소변으로 배설 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피속에 있는 각종 독성물질을 쉽게 체외로 배설될 수 있는 물질로 해독시키는 기능도 한다. 그러한 까닭에 간은 몸밖에 서 들어오는 모든 해로운 물질로부터 우리 신체를 보호하는 최후의 수문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간장을 장군지관(將軍之官)이라 하며 모려(謨慮)를 주관한다고 하였다. 장군지관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적들을 상대하여 용감하고 지혜롭게 투쟁하는 장군과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뜻이고, 모려라고 하는 것은 슬기와 꾀를 동원하여 모든 방어대책을 강구한다는 뜻이다.

간장은 인체가 쉴 때에는 혈액을 저장하였다가 활동할 때에는 필요에 따라 혈액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눈으로 물체를 보게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잡을 수 있게 하는 것도 간장의 기능이다.

손톱의 겉모양을 보고 간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간에 축적된 혈액이 부족하면 손톱이 연약하고 얇으며, 색깔이 담백해지고 때로는 손톱의 중간에 우묵한 홈이 파지기도 한다. 이처럼 간의 기능이 나빠지면 손톱은 광택이 없어지고 불투명해지며 변색되거나 부서지기 쉽게 되고, 때로는 손톱이 위축되거나 비대해지기도 한다.

간은 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통 붉게 부어서 아픈 급성 안질은 간화(肝火)의 질병에 속한다. 나쁜 음식물을 먹어서 간에 독소가 쌓이면 눈에 다래끼가 나기도 한다. 갑자기 눈에 다래끼가 생긴 사람은 그 전날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한번쯤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양쪽 눈이 건조하거나 밤눈이 어두운 야맹증도 간이 혈액을 많이 저축하지 못해서 오는 질병이다. 비타민 A를 많이 섭취해서 간장에 많이 비축하고 있어야 망막에서 상을 잘 맺는 물질로 만들어서 시력이 정상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

■ 담낭의 역할-공정한 결단을 내리는 중정지관

동의보감에서는 담이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장애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오장 육부가 담에 가서 자기 활동에 대하여 결재를 받는다고 하였으며 담을 중정지관(中正之官)이며 결단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중정지관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이 정확하게 정당하게 처리하는 기관이라는 뜻이고 결단이라는 것은 최후의 결정을 내린다는 뜻이다. 이러한 담의 기능은 인간의 식견과 용기라는 사유 활동의 배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담의 기능이 약해지면 무서워하고 잘 놀란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이 담력이 약하다느니 하는 것이다.
담은 저장하고 배설하는 기능이 있어 담도 소화에 관여한다. 담즙의 배설 장애는 황달을 일으키고 소화에 지장을 준다.

담은 간에서 나오는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면서 담즙의 농도를 약 10배 정도 농축 시킨다. 이때 농축되는 정도는 그 사람의 기분에 크게 좌우된다고 하는데, 기쁘면 담즙의 농도가 희박해지고 슬퍼지면 진해지며, 화를 내면 담도가 막혀 담즙이 혈관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한편 담즙은 소장과 대장 등의 연동운동을 항진 시키며, 장내의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고, 방부작용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이 담즙의 분비를 조절하므로서 체액의 산성, 알칼리성의 평형을 유지한다고 하니 담낭의 기능이야말로 간과 더불어 인간의 생체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게 하는 가장 으뜸이 되는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 간장과 담낭의 병적현상

▶간이 약하면 눈앞에 꽃 같은 게 어른거리고 어지러우며 힘줄이 당기는 등, 근육의 굴신이 불편하다.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줄고 심하면 월경이 아예 그치기까지 한다.
▶간이 약하면 정서적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억울한 기분이 들고 흥분하기 쉽다.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면 담즙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여 변비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면 대변이 가늘어지거나 배변 후에 충족감이 부족하다.
▶간이 약하면 수족이 부들부들 떨리고 굴신이 불편해 운동장애를 받으며 사지가 뻣뻣한 게 마치 마비되는 듯하고 혀가 말리는 등의 증상이 오거나 풍기가 온다.
▶간이 약하면 손톱이 얇아지고 무르며 손톱 깍을 때 질질 묻어난다. 심지어는 손톱이 변형을 일으키고 갈라지기도 한다.
▶간이 약하면 눈이 메말라 껄끄럽고 뻑뻑하며 사물이 분명히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눈이 충혈되면서 아프고 눈에 막이 끼거나 어찔하다. 심하면 야맹증에 걸리고 풍기를 동반하면 눈을 위로 치켜 뜬다.
▶간은 봄의 생기와 통한다. 따라서 쉽게 피곤해하고 움직이기 싫어하는 사람은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지나치게 화를 내면 그 자극이 간의 기능에 이상 항진을 가져와 기운이 거꾸로 치솟아 밖으로 피를 토하게 된다.
▶지나치게 신맛이나는 음식이나 약재는 간 기운을 너무 왕성하게 하여 병증을 유발한다. 다만, 임신하면 신맛의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데 이 경우는 태아에게 혈액을 많이 공급해 간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간장과 담낭에 병이 생기면 긴장함이 지나쳐서 피곤하고, 근육과 힘줄이 당기고, 근육 경련이 나타나며, 무산증이 되므로 입이 쓰고, 구역질이 나며, 소화가 안 되고, 간경화증이나 A형 간염이 검출되고, 옆구리가 아프고, 늑막염도 생기며, 간암이나 담석증 등이 발생한다.
▶간장과 담낭이 지배하는 부분인 목과 눈과 고관절과 발과 손 발톱과 근육에 각종 병이 발생한다.

▶간장과 담낭의 병들면 신경질적이고, 화를 잘 내며, 폭언 욕설하고
심술을 잘 부리며, 약올리고, 결벽증이 나타나고, 폭력적인 성격이 병적으로 나타난다.